수지니
조회 수 : 2880
2017.09.17 (03:44:20)

1. 내게 있어 산이란.


오랫동안 산과 함께 해본 결과로 드는 생각은

처음 산을 대하면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한 1년동안은 모든것을 다 재쳐두고 오직 산에만 전념을 하고,

보통 3년까진 매주마다 산 주변에서 생활을 하고....

그러다 5년이 지나면 조금씩 그 열정이 식어짐을 느낀다,


10년이 지나믄 산을 버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산 주변 혹은 근처에서

먹이를 찾는 동물적인 감각들을 동원해서

나와 비슷한 부류들과 함께 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곤 한다...

등반이 직업이 아닌 일상이 등반으로 취미 갖고 있는분들은 아마도 나의 생각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내게 있어 산이란..,..


취미 활동 내지는 직장생활속에 찌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충만함 혹은 감동...

뭐 그런거다..

나이가 있어 숨쉬기 운동만 하고 살기에 아직은 시기상조 같고

물론 이에 동의 안할 분들도 계시지만.....




어쨌든 이 시점에 내가 무슨말을 하려고 산을 주제로 이 얘길 꺼냈을까....

이알에 와서 나와 아주 가까운 두 언니를 작년에 내 곁에서 떠나 보냈다

아무런 준비도 없었고 마음을 비우려 아직도 가슴 한켠은 먹먹함이 느껴진다

백운대 가는 길 인수봉 남측 루트가 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두 언니들의 영혼이 주변에 돌고 느낌이 온다

잠시 가슴을 쓸어본다...


2.지나간 추억은 아름답다


2013년 보순언니는 그땐 언니가 함께 했던 20기 형님과 함께 등반하고

난 21기 형들과 함께 하던 시기였고

31기 양희언니가 나와함께 등반을 한 계기는 우연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알에서

한달에 한번씩 하는 등반 때문에 안면은 있었는데


2012년 7월 7일 토요일

언니가 31기 수료를 끝나고 첨으로 자유등반을 같이 한날..

정호형 동준형 그외 몇분 두명이 더 온다고 하는데 누군지 몰랐는데 하네스 착용을 하니

두명이 온다고 한 분이 31기 양희언니와 엄태홍회장님이 오셨다. .

등반 루트가 난이도가 좀 있는 루트여서 애를 먹으면서 등반을 해서 그랬던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고.. 그날 양희언니 하네스 뒤에 dslr 카메라를 고정해서 메달고

등반을 하는게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년뒤...

2013년8월25일....

20기 성환형, 동기였던 보순언니랑 함께 설악산 미륵장군봉을 등반을 하기 위해서

그날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싣고 늦은 밤에 인제에 내려

형님들이 계신곳을 찾아 가니... 형님들이랑 그날 등반 얘길 하려고 하는데

거인길인지 카르마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추락사고가 있었는데 선등으로 올라간 형님이 그걸 본 순간 신선대 등반을 할려고 계획을 했지만

등반을 못할 형편이라고 그냥 계곡에

발이나 담그고 놀자고 하여...

그날 등반을 물건너 가는구나 싶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양희언니와 그 일행분들이 올라오는것이다...


멀리까지 와서 놀고 가기엔 좀 아쉬움이 남아

성환 형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양희언니와 함께 등반을 했던것이 인연이 되어

언니와 함께 종종 자일 같이 묶는 일이 생겼고

모든 분들이 그러하겠지만 사실 공통분모가 성립이 되어야

서로 그 분모로 인해 이야기도 만들어지다가

인연이 되어 등반도 하는거라

등반을 빼 놓고는 언니랑 나와 인연은 그리 쉽게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


양희언니는 등반에 있어서는 원칙을 엄청 중요시 한다

좀 귀찮을 정도였다.. 언니네 산악회 분들에게도 그렇고

토욜에 한번씩 하는 생활체육인가 하는 운동을 할때도 여전했다..

항상 산행중에 사고를 고려해서 늘 백업을 중요시 하고

보통 사람들은 말을 해도 듣지 않음 그냥 넘어가기 일쑤인데 반해

좋게 말하면 좀 실행이 될 때까지 계속 말을한다

그런 언니에게 바기를 들지 못했던게 또 틀린 말도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하곤 했다..


그런 언니도 좀 엉뚱한데가 한번씩 있었는데...


평소 언니는 대화를 나누면 조용하면서 하늘하늘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을 한다

허나 노래를 부를땐 전혀 딴판이다

기타 치는 형님들 틈바구니 속에서 듣도보도 못한 목소리로,

걸걸하면서 굵은 목소리로 우렁찬 군가 같은 소리가 들리곤 한다...

함께 한 적이 있는 노래방에서 노랠 부르는  동료들  옆에서 보통은 흥을 돋구기 위해

템버린을 흔드는게 보통인데 언니 이상한 천을 손목에 감고 승무 춤을 추기도 하고

발레 비스므레한 춤을 추기도 해 주변 사람들을  ㅊ토화 시키기도 한다..ㅋ


그런 언니와 오래도록 산 주변을 돌면서 함께 할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이렇게 언니가 먼저 가버리고 나니

자꾸만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뒤에 남아 있는 난 두 언니들의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다


3.그리움의 길




http://sujini.com/xe/19427 (*.114.129.215)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