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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12:05:36)

명절 뒷날이라 그런지 사람수는 그닥 많은 편은 아니었다

산장에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자리는 많이 남아  있어서  금방 자리를 잡고...

중간에 행동식을 먹어두었기 때문에 배가 고픈것도 아니어서

잠이나 청하고 일찍 잘려고  칭낭과 매트를 깔고 자리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결국  날진 물통과 보온병  버너 코펠 라면 햇반 반찬들을 들고  식수장으로  갔다

아직은 늦은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몇몇 사람들이  밥을 먹고  고기도 굽고 하면서  산행 이야기들로 시끌벅적 하다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고 서서

일년전에  사놨던 코베아것 휘발유 버너를  꺼내 들고  옆으로 불이 번지지  않을지 좀 불안불안했다...

그동안  콜벤 버너만 주구장창 사용하다가 자리차지가  적지만   가격이 좀 비싼 간편한  코베아것 휘발유버너를 사서

집에서 시범 삼아 사용을 하는데  펌프질을 충분히 했다고 하고 라이타를 켠 순간  가솔린이 노즐을 타고 흘러나와 주변이 불이 활활 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그걸  그때 생각에   노즐로  가솔린이  새어나와  불이 주변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정리를 먼저 하고  펌프질을 한 다음에

라이타를 켠 순간  주변으로  또 불이 번지는것이 아닌가

에잇... 얼른 노즐을 막고  한5분을 기다린 후에  다시 켰더니  정상적인  파란불이 켜지고 소리가  좀 시끄럽긴 했지만

비행기 엔진 소리 만큼은 아니었다

햇반을 물에  담궈  충분히 익힌후에 라면 국물과 김치하고  반반씩  끓여서 밥을 먹는데

배가 고프지 않는 상태에서  밥을 먹으니 입맛도 없고...

먹고 쓰레기 될것 같아서 억지로 꾸역 꾸역.. 먹어 치웠다

커피 좀 마실라고 보니 이날 커피를 챙기지 않은게 확인 되었다...

 

그렇게 저녁 8시가 안되서 밥을 먹고 낼 아침 일출을 볼수 있을거라 기대를 하면서 잠을 청했다...

전날  잠을 안자고 등반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잠은 잘 잔것 같다...

새벽 4시가 되어 창가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니 그 많던 별이 안보였다

오늘 일출은  보기 힘들것 같단 생각이 든다..

 

어제 오후에 노을이 하도 이뻐서 오늘은 일출을 기대 했건만... 오늘도 꽝이군...

촛대봉에서 일출 시간을 맞출려면 7시가 가장 적당 하다

세석산장에서  촛대봉은  아무리 느리게 걸어도 20분이면 충분 하다

중간에  행여  멋진 조망이라도 볼지 몰라서 6시50분에  촛대봉으로 향했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보라가 휘몰아칠 기세였다

어젠 날이; 너무 좋아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 정도였는데 오늘은  온몸을 감싸야 할 만큼 바람과 구름만 시야에  가득 했다

촛대봉에  도착해  주변 조망과 풍경들을 보면서  구름아 물러 좀 가라..주문을 외우고

바람이 구름들을 이쪽 저쪽으로  흩어져 날릴때마다  셔터는 계속 누르고  주변엔  산님들도  한두분..

오랫동안  촛대봉에서  주변 조망들을 감상 하고    천왕봉으로  향했다...

 

그동안 해마다 가는 코스지만  날씨에 따라서  주변 풍경들을  보기도 하고 못볼때도 있지만

세석에서 제석봉 가는길은 은제나  좋은 풍경들을 보고 하는데 오늘은 구름 탓인지 주변 풍경들을  보지 못하고

간간히  바람에 날린 눈발들이  그나마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상고대가 필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은 서운한 생각도 들고...

연화봉에  오니 눈이  거침없이  내린다...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어서   반야봉은 물론  그동안 세석에서 걸어온 길조차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이  너무 매서워  코끝이  얼얼하다...

 

 

장터목에  도착해  먹을것을 보니  치즈와  보온병에 담아진 따뜻한  물..

허쉬 초코렛 5개  밀크캬라멜2개가 전부다..ㅋㅋ

배는 고프진  않지만  천왕봉 올라갈려면  일단 힘도 비축 하고  올라가는 오르막에서  허기져 날도 추운데  자꾸  쉬다보면

한기가 들것 같으니 미리  치즈를 먹고  따뜻한 물도  보온병 투껑으로  두잔이나 마시고...

서서히 1.1km 남은  천왕봉으로  발길을 뗀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첫  계단은  증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15여분 정도  되는 길인데  난 그 길이 올라갈때마다 숨이 헉헉...

50m를 가는데 두걸음 떼고 쉬고 한걸음 걷고 쉬고..ㅋㅋ

천천히 가다보면   제석봉이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통천문도 나오고  통천문에서  천왕봉 정상 까지  500m

시련은  여기서부터다

차가운 바람은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듯  춥고

콧물을 훌쩍이며 손으로 닦아 내기도  힘들고 계단은  왜그렇게 가파르고 함이 드는지...

증말이지  정상 한번씩 밟을 려 하면 숨이 컥 막혀  주저 앉을것 같을때즈음이면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내게 지리산 정상은 늘 그렇게 다가온다

그래서  정상을 밟고  내려갈때마다  해냈고  또 이렇게 올해도 살아 숨쉴수  있어서  지리산의 기상을 온몸으로 받고   하산을 하는것 같다

이날도 날은 구름으로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 때문에  카메라 들고 서 있기 조차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지리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온화한  미소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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