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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6 (23:48:51)

등반일 : 모년 모월 모일 

등반지 :설악산 소토왕골 경원대길

일행 : 임태웅. 미식가형님 ,me

 

1.토요일

 

 설악산은  그이름만 들어도 늘 설래이게 한다..

2001년 토왕골  '한편의시를 위한길'을 등반 하고 나서 완전히 매료되어 등반난이도가 있어 어렵고,

날씨가  비가온다고 해도 난 열일 다 제쳐두고 설악산으로 달려간다

작년에도 토왕폭빙벽대회가 열리던날에도 그렇게 눈이 내려서 취소된줄도 모르고 버스만 12시간을 넘게 타면서까지 그곳에 달려갔다

설악산은 밟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되돌아 왔는데도 설악산 그 근처만 가도 느낌부터가 나를 사로잡다고나 할까..

그런 설악산을 난 올해 10월이 되도록 달랑 한번 간것이다

 

가입만 하고 그동안  기웃하다가 드뎌 설악산 등반을 같이 하게된 기회가 왔다...홍홍홍

전화를 걸어  등반자가 몇분이나 될까 물어보니 등반자도 그리 많지 않다니....(야~호!!!)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놓고 금요일밤에 출발을 할려고 했다

이곳에서 속초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 그것을 타고 가고 싶지만

그럴러면 일단 핑계를 대고 일찍 퇴근을 해야 하는데...

사장님에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늦게 퇴근 했다.. 자일을 가져갈려고 보니 두동이나 되는  자일이 둘다

서울에 있는 산악회원 집에 있다보니 그걸 찾아서 갈려면 아무래도 토욜 오전에 서울을 들러서 설악산으로 가야 할것 같다

 

이튿날

뚝섬에서 등반대회가 있어 그곳에 들러서 갈려고 태웅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일 필요 없다고

그냥 오라고 한다.. (이미 자일은 내손에 있는데...ㅋ)

그래서 속초로 출발..

주말이라 그런가  도로에 차가 조금씩 불어 나더니 속도가 점점 떨어진다

21시가  되서 설악동에 도착

마중나온 태웅씨랑 인사를 하고...

소토왕골로 출발....(신흥사라면 이가 갈릴정도로  싫어서  난 개구멍을 택하고..ㅋ)

 

이튿날  등반을 위해서 술은 금한편인데 역시나 미식가형님 1.5리터짜리 pt병에 든 동동주를 가져온다..(⊙.⊙)

어휴~~저걸 누가 다 마시나....

난 일단 살짝 맛만 보고 두분은 한잔 ..두 잔.. 세잔...

태웅씨 먼저 '그만'을 외치고  미식가 형님도 stop을 하고.. 드뎌 잠자리..

 

2.일요일

 

지나가는 사람들 소리에 눈을 뜬다

일찍 올라갈려면 일찍 시작을 해야 하는데 예정시간 보다 조금 늦었다

일단  '4인의우정길'로 가기로 결정..

도입부에 가니 은근 사람이 많다 기다리던 팀도 2팀이나 되고..

그래서 그냥 경원대길로 가기로 하고, 다시 왔던 길로 하산...

워킹은 내게 쥐약인데 오늘 욜심히 오르락 내리락...(-_-;)

 

경원대길 도입부로 가는데 미식가형님이 갑자기 물을 준비 하지 않고 그냥 온것 같다고 한다....

날도 은근 더운데 등반 하다가 목이 탈것인데 말이다

오다가 빈 생수병들을 봤는데 진즉 말씀 하셨더라면 담아서 가져왔을것을..

다시 되돌아 가서 물 담아서 가져온다고 하니 '은제 가서 가져오냐구' 한다...

(다행이도 등반을 할려고 보니 물이 있었다..)

그냥 등반지로 올라가고.. 올라오는 길이 심하게 경사가 진 길이라 숨도 차고 땀도 흘리고

힘들어도 일단 주변 조망을 보면 이쯤이야 싶다...

 

경원대길이야 그 난이도라면 일단 초보자들도 쉽게 갈수 있는 길이니 암벽화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일단 오늘 등반은 즐기는데 그 의미를두고 싶었다

올해 설악산은 낙석들이 심하니 바위를 만질때는 일단 흔들어 보고  등반 시작...

미식가 형님이 쎄컨으로 올라가고  라스트는 내가 가고...

그리 어렵진 않지만 우리 앞에 등반하는 팀이  있어 중간에 이들을 앞질러야 할것 같다

인원이 적으니 일단 앞팀 앞지르는것은 시간 문제...

두피치를 오르니 그 팀이 여자분 셋이서 등반 준비중이다..

 

한쪽 바위 귀퉁이에 마가목 열매들이 보여서 여자분이 그걸 딸려고 자일을 몸에 묶고 열매있는 방향으로 간다

주변에 계신분이 선등빌레이를 보면 될것을 보거나 말거나 그냥 자일을 몸에 묶고 가는것을 보니

모르면 용감하단 말이 맞는듯 싶었다..

앞팀 등반이 점점 시간이 끌고 너무 느려진듯 하여 태웅씨가 먼저 올라가고

쎄컨 등반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앞팀 등반자 매듭을 보니 난 깜짝놀랬다...

자일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피치를 너무 길게 끈어서 그런지 등반자일 매듭한 부분이 5m 정도를 위에 올라가 있는데도

등반자는  자기 몸에 매듭을 매고 가는것을 보니  매듭이 이어진 부분에서 보통 위부분에서 몸자매듭을 하는것을 기본 상식인데도

아래 자일에 팔자 매듭을 하고 등반을 하려고 한다...

 

미식가 형님이 그걸 알려주자 등반 할려는 분이 자일을 다시 내려주라고 해서 다시 매듭을 하고 오른다

돌들이 좀 덜렁거리도 하고 직벽인 구간도 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큰 난이도는 아니라서 그런지 등반은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끝날것으로 보였는데

 

3피치 끝나고 티롤리안브릿지 구간이 나와 앞팀 일행들이 거기로 갈줄 알았는데 안간다고 하자 

나랑 미식가형님이 그리로 가기로 결정..

 티롤리안브릿지 설치를 보니 틀린것은 아니지만 여성산악인들이 있으니  한줄을 고정으로  픽스를하고

끝에 가면 보통 여자들은 남자들과 틀려서  완력이  없으니 라스트 구간에서는 지쳐서 오도가도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중간중간 비너에 옥매듭을  지어 픽스된 자일에 통과 하도록 하고  등반자는 잠금비너에 팔자매듭을 하여 

건너가도록 하는게 훨씬 수월하게 등반을 하는데도 이분들은 그런것은 설치도 안하고 오직 자력으로 건너갈수 잇도록

두줄을 다 픽스를 시켜놨다.

 

가까이 가서 보니 자력으로 가야 한단걸 알고 중간에 힘 빠지면 오도가도 못할것을 알았지만

거리상 볼때 그닥 멀지 않아 금방 갈줄 알았는데 중간을 지나가니 힘이 빠져서 데롱데롱 매달린 꼴이 영락 없는

캐리비안해적2   세상끝에서 나오는 잭스팰로우 선장이 식인종들의 밥먹이가 되어

나무에 매달려 불에 구워질 신세랑 다를바 하나도 없어 보였다..(이때 그 창피함이란 어찌 말루 다하리..)

 

결국 퀵도르에 자일을 픽스해서 고정된자일에 통과 하도록 하고 내 쪽으로 보내라고 하여 겨우 건너갈수 있었다...

미식가 형님은 뒤를 이어 금방 건너오고 태웅씬 티롤리안을 하지 않고 하강을 하고  다시 내가 잇는곳으로 등반을 하고

뒤에 오던 분들 빌레이까지 봐주고 우린 그자리를 떠났다..

 

특별히 어려운 구간이 없어 마지막으로 가면서 안자일렌으로 오르고

하강을 어디서 할것인지 잘 몰랐는데  솜다리추억길 하강코스로 가서

그곳에서 등반을 마치고 하강을 함으로써 이날 등반은 그렇게 마침표..

.

예정시간보다 좀 늦긴 했지만 버스 예약시간까지는 그렇게 늦지 않을거라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그리 넉넉치 않아서  바로 배낭을 꾸려 속초 시내로 나왔다..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설악동을 빠져 나오는 길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앗지만

택시타고 나오는데 택시들이 거절을 많이 해서  택시 잡는데 시간 좀 걸리기도 했다

 

 미식가형님이 속초까지 왓으니 회를 좀 먹자고 해서 대포항에 들러서 자연산 회를 드시고

난 회 보다는 그 매운탕에 더 입맛이 가서 그걸루 밥을 먹구

서울에 오니 시간은 9시..

이튿날 출근을 할려면 일단 눈을 좀 부쳐야 해서 서울 오자마자 바로 인사를 하고서

집으로 돌아왔고 토욜 솜다리 추억길을 등반 했다는 미식가 형님이 부럽기도 했다..

기회는 언제든 오니깐 다음에 또 가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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